스카이트리를 내려와 아사쿠사 역 쪽으로 걸었다. 걷다 보니 여전히 자전거가 많은 일본 참으로 많은 자전거를 목격하게 된다. 이렇게 자전거가 많이 움직이지만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일본 운전자들이 나름의 안전운전들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자전거들이 구석구석을 잘 누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길을 건너기 위해 아사쿠사역 지하로 내려가니 지하에서는 아주 낡고 허름하지만 냄새를 자극하는 면요리 식당들이 있었고, 그곳에서 서서 면요리를 먹는 사람들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한두 사람이 아니라 여려 명이 그렇게 서서 먹고 있는 것을 보면서 하루 이틀 된 풍경은 아닌 것 같았다. 허기짐을 잠시 뒤로한 채 다시 지하를 나와 센소지절로 향했다. 아사쿠사는 일본의 인사동이라고 불린다. 애도 시대의 흔적을 아직까지 가지고 있고, 도쿄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인 센소지 절이 있다. 센소지 절로 향하는 걸음걸음에서 개인적으로는 인사동 거리를 거닐고 있다는 느낌보다는 국제시장과 남포동의 구석진 거리를 걷고 있는 듣한 느낌이었다. 센소지절의 저녁은 마치 소규모 축제를 보는듯했다. 은은한 간접조명, 절에 인사를 드리는 사람들, 사진 찍기 바쁜 커플들. 비록 나는 혼자였지만 포근하고 아늑한 느낌이 들었다. 한 번도 우리나라 절의 저녁이나 야간 풍경을 본 적이 없지만 이러한 풍격은 아니었을 것이다. 서울처럼 복잡하고 바쁜 도시인 이곳 도쿄에서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을만한 공간이었다.
센소지절은 여유로웠지만 내 마음은 여유롭지 않았다. 도쿄에 도착한 첫날부터 여러 곳을 봐야 된다는 마음이 급했다. 그 급한 마음을 품고 우에노로 향했다. 처음 시작을 우에노에서 시작했는데 다시 우에노로 이동한 것은 근처의 우에노 공원과 그 내부에 국립박물관을 비롯한 여러 시설들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시각은 저녁 6시를 넘어가고 있어 그곳 시설들이 문을 열었을 거란 확신이 없었다. 아니 사실은 문을 열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공원은 둘러볼 수 있지 않겠냐며, 그리고 내일 코스를 미리 사전답사해보자는 개념으로 우에노 역에서 멀지 않은 우에노 공원을 찾아 나섰다.
나는 개인적으로 길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난 두 번의 일본 여행에서도 얻은 교훈이라는 결국 구글 지도만 있으면 어디든 못 찾아갈 것이 없다는 것이었는데, 정말 도쿄는 도쿄였던 것일까? 우에노 공원을 도대체 어떻게 들어가야 될지 찾지 못했다. 이렇게 가도 저렇게 가도 평면으로 보는 구글 지도와 실제 모습은 너무나도 달라 상당히 길을 헤맸고, 계속해서 걷고 되돌아가고를 반복했다. 분명히 이쪽으로 가면 나올 것 같은데 하며 돌아가는가 한편, 방금 전 왔던 길이었는데 하는 의구심을 가지면서 헤매다 보니 어찌 보니 우에노 주변 지역 구석구석을 정말 본의 아니게 계속해서 탐색하게 되었던 것 같다.
이런 부분은 민낯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돌다 보니 우에노 역은 생각보다 더러웠다. 일본 여행에서 처음 노숙자를 발견하는가 한편 이사한 냄새와 주변에 낙서들이 즐비하였다. 일본 유학을 했던 한 지인은 내가 오사카 여행을 해보니 오카사카 정말 깨끗했다고 이야기했더니 “형, 도쿄 가보세요. 오사카는 깨끗한 것도 아니에요”라고 자랑스럽게 말해놓고서는 이게 뭐가 깨끗한 건지. 참나! 그래도 사람만큼은 확실히 많았다. 밤이 되어도 여전히 많은 사람과 길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들, 식당에서든 커피숍에서도 서슴지 안혹 담배 피우는 모습은 계속 봐도 신선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나는 아직도 우에노 공원을 찾지 못했다. 적어도 한 시간은 족히 헤맨 것 같다. 과연 나는 오늘까지 우에노 공원을 찾을 수 있기나 한 걸까? 원망스러운 구글 지도와 반대로 너무 걸어 혹사당하는 내 발바닥은 나를 원망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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